4개월만에 산행
정말 잘 올라갈 수 있을까?
작년10월 초 설악산 울산바위 돌잔치 길을 끝으로 그동안 단 한번도 산행을 하지 못했다.
아니 못했다기 보다는 안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한다.뭐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이러다가는 거의 앉은뱅이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설날 연휴 5일간에 연휴 모든 사람들이 황금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연휴 첫날 산에를 가보려는 계획은 아침에 일어나자 여지없이 깨져버리고 말았다.자고 일어나니 몸상태가 최악이다.그리고 설날,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거의 두 달만에 음복주를 시작으로 하여 복분자 주까지 거나하게 마시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무엇이 잘못 되었나 저녁 11시가 되어가자 배가 서서히 아프기 시작하더니 장이 뒤틀리는 아픔으로 바닥에 뒹굴며 호흡하기 조차 어려워진다.거의 두달만에 마신 술 때문일까? 아니지?그렇다면 왜? 저녁에 이렇게 아프지?저녁 먹은 것이 잘못된 듯 하다.
그리고 저녁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다보니 날이 훤히 밝아오고 말았다.날이 밝아오면서 서서히 통증도 가라 않으며 잠시 눈을 부쳤는가 싶었는데 오전10시가 되어 겨우 일어나 몸 상태를 보니 가관이다.모든 음식물이 빠져나간 장은 쓰리다 못해 아프기까지 하며 심한 허기까지 몰려온다.따끈한 희여멀건한 흰죽으로 목을 축이고 몸을 추스린 시간이 오후 1시 사과 한개와 기정떡 한조각을 봉지에 담아 배낭에 넣고 리렉스펜(진통제+근육이완제) 두알을 먹고 모험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가다 못 올라가면 내려올 요량으로 명일역에서 15-3번 검단산행 버스를 타고 출발한 시간이 우후2시10분을 넘기고 있다.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사과 하나와 기정떡 한조각을 챙겨 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버스에는 휴일이라 그런지 서너명의 손님들만 승차하고 있었고 운전석에서 정확히 일곱 번째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창측 의자에 쇼핑백이 하나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뭐 주인이 따로 있겠지 하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헌데 웬일인지 내가 승차할 때 타고 있던 모든 손님들이 모두 내려도 그 소핑 백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안을 들여다 보니 하얀 봉지 안에 집에서 만든 듯한 쑥떡이 얼핏 보이고 그옆에 까만 봉지에 무엇인가 담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누군가 깜박 잊고 내린듯 하다.다음 정류장이 차고지 인데 일단 아무도 없어 내가 가지고 내리기로 했다.
스틱은 짚었지만 오른쪽 어깨 때문에 거의 왼쪽 손으로 힘을 주다 보니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오른쪽 무릎과 오른쪽 어깨에 힘이 가해지지 않기 위해 한쪽으로만 힘을 쓰다보니 이번에는 그 쪽까지 이상해 지는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누가 가져가지 않는 무우 봉지 누가 쓰레기 인줄 알고 있었나? 아무튼 다시 배낭에 넣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참으로 길고도 먼 산행을 새해 첫 산행을 했다.아마도 오래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