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은 왜 하는가?
암벽등반은 왜 하는가? 하는 물음에 "왜 산에는 오르는가?" 하는 물음과 같다 그것은 또 테니스는 왜 하는가,농구는 왜 하는가, 하는 물음과 같은 것이다.
암벽등반은 얼핏 절벽이라는 그 독특한 환경 즉 위험과 고난,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도전한는 모험 때문에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지만 결론은 역시 '오르는 것이 즐거워서'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고난을 겪는 것이 즐겁고,위험한 짓을 하는 것이 좋아서,아무 대가도 없는 오름짓이 좋아서,어렵고 힘든게 즐거워서,어쨌든 즐거워서.....
어린 아이가 맨발로 나무를 기어 올라가고 있다. 아이는 그 놀이에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오를수록 가슴에 차오르는 흥분, 이것은 무엇인가 다른 장난하고는 다르다.아주 새로운 일이다. 조금 높이 올라서자 두려운 생각도 든다.처음으로 높은 곳에 오른다는 모험이 주는 긴장감과 떨림이 그를 감싼다.
다 올라서자 그 아이는 자기가 안떨어지고 그곳까지 올라선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기뻤다."나는 해냈어," 그 아이는 성취감에 온몸을 떨었다 그리고 나서 이 아이는 틈만 나면 나무건, 축대건, 건물이건 간에 경사지고 높은 곳이면 아무 곳에나 올라가기를 즐겼는데 , 어른들이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것은 위험한 짓이야, 그런 장난은 그만하렴," 아이는 차츰 어른들의 보호에 길들여져 결국 어리석은 그 놀이를 그만 두었다.
암벽등반은 이같이 본능에 따른 오름짓이고,즐거운 놀이이며 어리석은 짓이기도 하다.암벽등반은 아마도 어린 시절을 못잊어 개구쟁이 어른들이 벌이는 즐거운 놀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암벽등반을 왜 하는가? 에 대한 이유 중의 하나를 좀더 설득력있는 말로 나타내 보기로 한다.
도시 산업문명이 많이 발전한 환경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몸은 전보다 약해져 가고 있다.
닫히는 전철문을 향해 뛰아갈 수 있는 다리와 자동차 운전대를 돌릴 수 있는 팔 힘만 있으면 사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그것조차 가끔 써먹으니 나약한 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사람의 몸을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게 한 산업문명 이전에 살았던 조상들은, 거친 대자연속에서 그들의 몸이 지닌 근력, 순발력 민첩성 투지 따위를 충분히 삶의 수단으로 써왔다, 그래서 이런 몸이 할 수 있는 능력은 계속 발달해 왔고 우리 몸의 유전인자 속에는 수천,수만년동안 삶의 필요 때문에 생겨난 '몸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 시켜라'는 정보가 들어 있다.
이것은 도시 속에서 태어나 편안하게 자라난 아이도 아직까지 먼 조상들이 발달시켜온 몸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뛰고 힘을 쓰는 축구,농구 같은 여러 가지 운동을 특별한 이유없이 좋아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올림픽 경기는 인간이 지닌 몸의 능력 중 달리고 뛰어넘고, 던지고, 들고, 헤엄치고, 제주넘고,싸우는 능력 들을 계속 끊임없이 발달 시키려는 시합인 것이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때, 높고 험한 곳을 오르는 능력은 아주 중요한 몸의 능력 중 하나였다. 100m 육상 기록이 끊임없이 새롭게 생겨나듯이 오르는 능력을 계속 발달시켜야 할 가치는 충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유전인자에는 '오르는 것을 즐겨라'는 유전신호가 들어 있고, 우리는 오르는것이 웬지 즐거운 것이다.
글 : 암벽등반의 세계